유럽의 동쪽 끝자락, 발트 3국 중 하나인 리투아니아는 아직 많은 이들에게 낯설지만, 봄이 되면 작고 조용한 도시들이 감성으로 가득 차는 매력적인 여행지입니다. 크고 화려한 유럽 대도시와는 다른 잔잔한 분위기, 고풍스러운 건축물, 자연과 어우러진 성, 그리고 친절한 현지인들이 여행의 깊이를 더해줍니다. 특히 봄에는 벚꽃, 초록빛 숲, 맑은 호수들이 도시 곳곳에 활력을 더하며, 도보 여행과 사진 여행에 안성맞춤인 계절입니다. 본 글에서는 리투아니아에서 봄에 꼭 가봐야 할 감성 소도시와 추천 루트를 소개합니다.
1. 트라니까 – 호수 위의 성에서 시작하는 동화 같은 하루
수도 빌뉴스에서 버스로 약 40분 거리, 트라니까(Trakai)는 리투아니아를 대표하는 소도시로, 맑은 호수 위에 떠 있는 중세 고성으로 유명합니다. 트라니까 성(Castle of Trakai)은 리투아니아 여행에서 꼭 봐야 하는 성인데, 랜드마크 중 하나로 갈브레 호수(Galvė Lake) 가운데 위치해 있으며, 운영시간이 있어서 매일 오전 10시~오후 6시까지 이용할 수 있으며, 14세기 리투아니아 대공이 축조한 성인데 현재는 역사박물관으로 사용 중이며, 다리로 연결된 성까지 걸어가는 길에는 봄꽃과 나무들이 조화를 이루며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성 내부는 리투아니아 대공국 시절의 역사와 중세시대 고문기구체험,무기, 복식 등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한편, 성을 그린 그림을 전시 중인 갤러리도 있어서 볼거리가 많은 여행이기도 합니다. 봄에는 날씨가 포근해 갈베 호수 주변 산책이나 보트 투어로 또 다른 체험도 즐길 수 있으며, 현지 전통 음식인 키비나이(Kibinai)와 따뜻한 국물 요리는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줍니다.
트라니까는 규모가 크지 않아 반나절이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으며, 빌뉴스에서 당일치기로 다녀오기 좋은 소도시입니다. 조용한 호수 마을에서 여유로운 봄날을 보내고 싶다면 반드시 들러야 할 여행지입니다.
2. 카우나스 – 아트와 감성이 어우러진 리투아니아 제2의 도시
카우나스(Kaunas)는 리투아니아 제2의 도시이자, 2022년 유럽 문화수도로 지정되었던 예술과 감성의 도시입니다. 빌뉴스에서 기차나 버스로 약 1시간 30분 거리로 접근성도 뛰어나며, 고풍스러운 건축물과 현대적인 스트리트 아트가 공존하는 특별한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카우나스 시내 중심에 위치한 카우나스 대성당은 네오 비잔틴 양식의 로마 가톨릭교회로, 1895년에 완공되었으며, 외부의 웅장하고 독특한 푸른 돔과 화려한 내부장식이 멋진 곳입니다.
도시 중심의 라이스베스 거리(Laisvės Alėja)는 세상 끝도 안보이는 쭉 뻗은 가로수길이 펼쳐 있으면서, 봄이면 벚꽃과 튤립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산책로로, 차가 다니지 않는 보행자만을 위한 도로로 보이므로, 로컬 카페와 서점이 줄지어 있어 걷기만 해도 감성이 충전됩니다. 카우나스 성(Kaunas Castle), 빨간 교회, 그리고 악기 박물관 같은 독특한 명소도 여럿 있어 여행의 깊이를 더해줍니다.
특히 카우나스는 ‘인터워(Interwar)’ 시기의 건축물과 독립기념 전시관 등 리투아니아의 근대사 흐름을 엿볼 수 있는 도시로도 유명합니다. 조용하지만 예술적 영감이 흐르는 카우나스는 2030 세대의 감성 여행지로 강력 추천됩니다.
3. 닐다 – 발트해와 모래언덕이 만나는 힐링 도시
닐다(Nida)는 리투아니아 최서단에 위치한 쿠르슈 해협의 작은 해변 마을로, 전통적인 마을의 매력을 간직한 곳으로 봄과 여름 사이 가장 아름다운 자연을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목조 건축물들과 함께 전통방식을 따른 소금 굴을 볼 수도 있습니다. 발트해와 거대한 모래언덕(쿠르 제사(Curonian Spit))이 조화를 이루며 자연과 문화를 동시에 경험할 수도 있으며, 이곳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빌뉴스에서는 기차와 버스, 페리를 이용해 닿을 수 있으며 1박 이상의 일정으로 추천합니다.
일다의 가장 큰 특징은 고요함과 평화입니다. 번잡함 없이 잘 정돈된 자연 속에서 하이킹, 자전거 여행, 바닷가 산책 등을 즐길 수 있으며, 또한, 현지 레스토랑에서 신선한 해산물을 맛보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봄철에는 야생화가 피어나 마치 그림책을 걷는 듯한 기분을 선사합니다. 모래언덕 꼭대기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리투아니아의 또 다른 면모를 보여주는 절경입니다.
또한 닐다에는 독특한 건축양식의 목조 주택과 작은 박물관, 전통 음식점들이 있어 현지 문화를 체험하기에도 좋습니다. 조용한 리듬의 감성 여행을 꿈꾸는 이들에게 닐다만큼 이상적인 장소는 드뭅니다.
리투아니아는 작지만 지역마다 전혀 다른 매력을 지닌 나라입니다. 봄에 떠나는 감성 소도시 여행은 유명 관광지 못지않은 감동과 여운을 남겨줍니다. 트라카이에서의 호수 산책, 카우나스의 예술 거리, 일다의 자연과 바다… 이 모든 것이 여행자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합니다. 다음 유럽 여행에서는 리투아니아의 봄 감성을 만나보시기 바랍니다.